이런 것도 정신상담받아도 되는 걸까?

#1 69+ug0tn (이름없음)
자세한 건 혹시 알아볼 사람이 있을까봐 적지는 못하겠어. 사실 겪었던 일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니까.
어쨌든 옛날에 겪었던 일 때문에 친구라고 할 만한 사람들한테도 나를 잘 못 털어놓겠어. 그 사람이 나를 혐오할 것같아서.
다들 살면서 어느 정도 기준이 있잖아? 별로 안 친한사람에게 보여주는 나 자신이랑 친한 사람에게 보여주는 나. 그런데 저 사건 이후로 친해진 사람한테는 저 선 너머를 보여줄 수가 없어. 무조건 상대 비위를 맞춰주는? 그보다는 상대가 정상인이구나 라고 생각할 정도까지만 보여주게 돼.
나는 음.. 예를 들어서 ㄱ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 어... ㄱ을 '음악을 즐기는 것'이라고 할게. 그리고 내 친구들은 내가 ㄱ이라는 걸 몰라. 딱히 걔들은 ㄱ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아. 애초에 속성이잖아. 좋고 나쁜걸 매길 수 없잖아. 그걸 알고 있는데도 친구들이 그 ㄱ으로 나를 혐오할까봐 무서워. 그 사소한 것때문에도 나를 싫어할까봐 드러내는 게 무서워. 나에게 ㄱ은 잘못이 아니야. 그런데 친구들이 잘못으로 생각할까봐, 짜증나는 걸로 생각할까봐, 존재만으로 기분나쁜걸로 생각할까봐 말하질 못하겠어.
위의 예시에서 말한 ㄱ은 정말 사소한거야. 취미나 특기나 자기소개할때 정말 쉽게 소비되는 그런거. 혹시 오해할까봐 괜히 덧붙였어.
사실 나는 크게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았어. 세상 살면서 누가 늘 자기자신을 드러내고 살겠어ㅋㅋㅋ 그런 사람이 더 대단한거지. 그런데.. 뭐라고해야하지.. 얼마전에 내가 위에 말한 사건에 정말 상처를 받았구나 싶은 걸 깨달은 계기가 있거든. 다 털어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 그때 일을 생각하면 속이 꽉 막히고 눈물이 안 멈추는데(이것도 얼마전에 알았어 다시생각하고싶지도 않아서)이게 무슨 감정인지도 잘 모르겠어서 어떻게 극복해야하는 지도 모르겠어. 또 혹시 내 성격도 그 영향을 받은게 아닐까 싶어.

그래서 누군가한테 상담받고 싶어. 인터넷상이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막상 만나면 말하는게 무서울지도 모르겠는데 어쨌든 그래. 인터넷 상담은 너무 공허한 기분이 자꾸만 들어서.
그런데 이런 걸로 상담같은 걸 받아보고싶다고 부모님한테 선뜻 말을 못하겠어. 혼자라도 가려면 갈 수 있을꺼야. 그런데 난 아직 경제적으로 독립을 못해서 부모님 도움없이는 어렵지 않을까싶어. 부모님을 설득하자니 나조차도 이런 것가지고 굳이? 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고. 부모님 반응이 무섭기도하고. 가족에게도 그 때 겪었던 일은 하루만 힘들어하고 말았거든. 이제와서 새삼? 이런 반응이면 더 이상 입을 열기 힘들것같아.

그래서 내가 상담을 받아야겠다! 확신을 가지고 싶어. 그래서 여기 글을 올렸고. 괜찮다면 혹시 금액대도 알려줄 수 있을까? 혼자서 할 수 있다면 혼자서라고 하게...

늦은 새벽에 너무 두서없이 썼네. 미안. 정리가 안되어 있어서 읽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다들 좋은 새벽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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