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애에 대한 탐구

#1 2oIVs@SN
인간이 원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 사회성을 만족시키기 위한 "관계"인 것 같습니다.
더 많은 돈, 더 높은 지위, 더 많은 이성관계, 더 많은 지식... 이 모든 것들이 그 자체로 추구되기보다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함께 추구되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관계 중에는 육체적인 관계도 있습니다.
모 여성 칼럼리스트의 말에 따르면, 성적인 관계는 마음의 관계와는 다르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강박적으로 육체적 관계를 탐닉하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강박적 탐닉이 타인과의 관계맺음을 위한 방식을 잘 알지 못하거나, 이러한 관계맺음 자체를 부정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마음이 통해도 몸이 통하지 않는다는 말은 사실 마음도 통하지 않았다는 말이 아닐까요?

만약 제 생각이 맞다면, 전자의 경우는 삶이 치유해줄 수 있을 겁니다.
살다보면 육체 외에도 다양한 방식의 관계맺음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거나,
결국 육체적 관계도 우리를 외로움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없음을 알게 될테니 말입니다.
그러면 그 사람들은 자연히 다른 길을 찾게 되겠지요.

그런데 후자의 경우, 즉, 타인과 나의 관계맺음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좀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육체적 관계가 타인에 대한 유일한 이해 방식이라거나(특히 젊은 남성들이 여자친구와의 성관계를 위해 이런 핑계를 대는 것 같습니다), 대화는 불가능한 것이니 육체의 쾌락만을 쫓겠다는 이들은 삶의 경험에서 큰 도움을 받지 못합니다. 오히려 삶에 지칠 때마다 사냥감을 찾듯 밤거리를 헤매고, 문란한 관계를 가지겠지요.

문제는, 그렇다면 후자의 이들은 성관계의 상대를 대체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들의 주장을 극단적으로 밀고나가면, 상대가 굳이 사람일 필요가 없습니다. 나의 쾌락이 중요하니까요. 또는, 서로의 합의하에 상대방의 신체에 상해를 가하는 것 역시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해의 과정이니까요.

저는 성애의 가치를 마냥 격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성관계도 하나의 관계맺음이니까요. 하지만, 자신에 대한 책임 이상으로, 상대방에 대한 책임이라는 측면에서, 저는 때로 최근의 사람들의 생각이 당혹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제가 너무 고리타분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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