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미래의 기계종족, 또는 기계와 다를 바 없어진 인류는, 과거의 인류(그러니까 우리들)에 대해 이런 평을 남길지도 모르겠다. 인류는 자신의 신체부위 중 음식물을 섭취하는 입에 미생물이 번식해 그 부속인 이빨을 파괴하기 쉽다는 사실을 오랜 경험을 통해 알아냈다. 그러나 그들은 그 기관을 강화하거나 대체하는 대신, 매일 서너 번에 거쳐 여러 약품으로 입의 곳곳을 닦아내는 방법을 택했다... 그들에게는 좀 더 유지보수가 편한 기관으로 신체를 대체하지 않고 가지고 태어난 것을 그대로 오래도록 사용하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개화기 단발령에 머리카락은 부모가 물려준 것이니 자를 수 없다 했던 선조들을 지금의 우리는 사뭇 이상하게 보지만, 어쩌면 누군가는 21세기의 우리를 그런 시각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돈만 있다면 모두가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의 얼굴을 가질 수 있고 실제로 그를 행하는 몇몇이 있지만 그닥 바람직한 행위로 여겨지지는 않고, 본래 자신의 모습을 소중히 여기자는 태도라거나. 아무튼. 오늘따라 양치를 오래 하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라. 어쩌면 왜 이런 걸 매일 해야 하나 하는 귀찮음에서 나온 기나긴 핑계일지도......
>>18 의 꿈이 실현돼서 만일 내가 참고서 한 구석 각주에 이름을 남길 사람이 되더라도, 지금은 논란이 있는 여러 가치관들, 비거니즘이라든가, 성소수자 윤리라든가, 민족주의와 세계시민주의의 충돌이라든가, 그런 것들이 미래에는 보편적으로 여겨져 누구도 의심하지 않게 된다면, 그 참고서를 보는 어느 어린아이는 이렇게 물을지도 모르겠지. "이 사람도 동물을 먹었나요?", "정말로 자기가 시스젠더라는 거에 아무 의심도 품지 않고 살았을까요?", "그때는 모든 사람이 그랬다고요? 어떻게..." 윤리는 하루에도 조금씩 변하고 몇 년이 지나면 상당히 이질적이게 되고 스무 해만 되어도 상상하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나라의 거목이라 불리는 재벌의 창시자 기업가들 대부분이 노조는 필요없는 선동조직이라 생각했다던가. 아무튼. 이것도 정리하기 어려운 생각이 되어버렸다. 내가 미래에 어떻게 평가받을지는 지금을 사는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다. 우선은 남겨져 평가받을 만한 사람부터가 되자.
책에 관한 이야기.
최근 지인에게 [선량한 차별주의자]라는 책을 추천받아, 사러 갈 생각이다.
전에 [상대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사두고 안 읽다가 최근에야 읽었는데, 영 추천할만한 책이 아니다. 뒷면에는 이렇게 써있다. "상대성이론의 원리를 대중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간략하고 명쾌한 수식으로 풀어낸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책을 열어봤을 때, 그 수식의 하나라도 보였다면 바로 내려놓았을 것이다. 이건 뭐...... 물리학 쪽 사람들이 말하는 '대중'은 원래 물리학과 학부 졸업생쯤은 되는 건가? 그렇다면 유감이고. 그냥 논문이나 강의자료를 그대로 책으로 찍어놓은 것 같다. 혹시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일단 이 책은 아니다.
윗 댓글에서 언급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아직 계속해서 읽고 있다.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은 사놓고 하나도 안 읽었다..
이 글의 두 번째 문단 정도 분량을 타이핑하면 화면이 정신없이 위아래로 왔다갔다하는 버그가 있는 듯하다.. 글자 하나를 입력하면 지금 입력하는 곳의 프롬프터가 있는 줄이 화면 맨 아래로 가고, 글자가 완결되거나 띄어쓰기를 하면 이 댓글의 맨 위가 화면 맨 위로 가서, 둘이 반복되며 위아래 위아래... 대강 해결책은 찾았는데 그냥 화면을 내릴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아래로 내려서 화면하단을 페이지 하단 끝에 붙려버리고 쓰면 된다. 움직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 방법으로는 중간의 글, 페이지를 올려야 볼 수 있는 부분의 글을 수정할 때는 위아래위아래나 안 보고 쓰기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렇게 긴 글을 쓰지 않으면 해결되는 문제지만!
요즘 평소보다 더 코가 막혀서 가습기를 틀어놓고 자고 있다.
지금도 또! 다리를 꼬고 있다. 고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