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아 고마워! 그래 메트로놈!
드드드륵!
드르륵!
드르르륵!!
소리가 순간 내 귀 바로 옆에서 들린거야.
놀라면 소리 지르고 난리가 날 거 같은데, 그렇지 않더라. 그냥 얼어서 멈춰버리거든.
난 그냥 말 그대로 얼어버렸어. 그런 채로 얼굴만 돌리게 된 거지.
보지말자..
보지말자..
마음속으로는 그러고 있는데, 얼굴을 안 돌릴 수가없는거야.
얼굴을 돌리고 귀 옆에 누가 있는지 보고 그 뒤 기억이 없어. 저녁때 쯤 깨서 울면서 나왔거든.
눈코 없이 입과 이빨만 민둥한 얼굴이 내 귀 옆에서 드르륵 소리를 내고 있더라.
이빨로 드르르륵 소리 내면서....
살아오며 이 얼굴이랑 자주 마주치게 되었는데, 이때가 처음으로 본 경험이었어.
웃긴건, 피아노 치는 동안 엄마가 부엌에서 뭔갈 씻고, 요리한다 생각했는데, 엄마는 나 피아노 체르니 첫 번째 연습부터 장 보러 갔었더라.
시끄러웠던 그 존재는 뭐였는지 지금도 알 길이 없어.
눈 떠보니 캄캄한 밤에 방에서 나 혼자 뒤로 자빠져있길래 울면서 뛰쳐나왔지.
안 움직이던 몸이 그때는 어떻게 그렇게 재빠르게 니왔는지 모르겠어.
부모님은 애가 그냥 우나보다 하고 별로 개의치 않았고.
이후 많은 헛것들을 보기 시작했던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