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면 안되는데 끌리는 사람이 있어

2021.04.04 01:25:59 2021.04.04 3
#1 W0EIFYue (ㅇㅇ)
대학 졸업반 남자야. 같은 학년 후배 중에 나보다 누나가 있어. 이 누나는 대학을 두번째 다니고 있고. 코로나 터지기 전 2019년에 전역 후 복학했는데, 도서관 자리가 옆자리였고(우리과가 특수과라 학교에서 개인별로 도서관 열람실을 지정석 배정을 해줘) 시험기간 등등 거치면서 도서관에서 마주치는 일이 많아짐. 그러다가 내가 과자나 커피 하나씩 조용히 주면서 대화를 시작했고. 2019년에는 그냥 진짜 학교나 과제, 도서관에서 마주치면 안부만 묻는 정도였고, 방학하면 학교 일 엮일게 없으니 연락도 끊겼어. 그러다 2020년에 짱깨 바이러스 때문에 개강 밀리고 하는데, 내가 SNS를 하나도 안해서 정보를 늦게 듣고 있었는데 이 누나가 먼저 선톡으로 개강 밀렸다고 알려줬어. 그렇게 다시 연락을 시작했고, 평소처럼 학교 얘기만 오가다가 점점 개인적인 대화고 오갔어. 연락하다보니 알게된건데 학교가 지방 대도시 쪽인데, 둘이 본가가 같은 시더라. 서로 동네에 뭐 있는지 다 아는 정도? 여름방학 중 어느날 새벽부터 밤 새면서 길게 톡을 나눴고, 이 과정에서 내 깊은 과거 얘기까지 나왔어. 누나도 자기 원래 친구들 고민 들어주는거 잘한다고 힘든 일 있으면 얘기해달라고 했고, 이때부터 누나가 나한테 말을 놨어.(내가 전부터 누나시니까 말 편하게 해도 된다고 했는데 학번상 선배라 불편하다고 계속 존댓말 했었음) 나는 계속 존댓말 하고. 이게 사람이 새벽에 감성 터진다고, 남들한테 얘기 못하는 과거 얘기가 그 누나한테는 잘 나오더라고. 그 후로 나는 점점 누나한테 끌렸고, 잠깐 누나가 잠수탄 적은 있는데 다시 개강 후에 아무일도 없듯이 연락 주고받았어. 과제 얘기, 수업 얘기, 개인적인 얘기 등등. 이때부턴 서로 수업 못들어가거나 늦을것 같으면 교수님한테 대신 말해주기도 했고. (교수도 너희 서로 연락하냐고 물어보더라. 아무래도 둘 다 특이한 애들이었다보니. 지금은 아예 한명 안나오면 교수님이 나머지 한명한테 이거이거 전달해달라고 함) 근데 제목에 있다시피, 나는 연애를 하면 안돼. 남들이 왜 연애 안하냐고 물어보면 나는 뭐 먹고살기 힘들다 이런 핑계를 대는데, 일정부분 사실이야. 진짜 이유는 따로 있어. 중학교때 여자친구랑 나랑 둘 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는데(상담치료 다녔음) 내가 본의 아니게 여자친구한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적이 있어. 난 그걸 헤어지고 5년 후에 걔가 연락해서 말하고서야 알았고. 난 그 사실에 충격을 받아서 '난 누굴 만나면 안될 사람이구나' 하고 연애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면서 살았어. 참고로 이 과거까지 그 누나가 알아. 이 누나가 점점 끌리고, 동시에 지금같은 거리면 졸업하고 나면 끝이라는 것도 알아. 근데 다가갈 수가 없어. 다가가려면 아직 내가 넘어야 할 내 마음 속의 벽이 많아. 졸업반이라는 현실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하고. 무엇보다 다시 또 하나의 좋은 사람을 잃을까봐 무섭기도 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만약 마음을 접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접을 수 있을까?
#2 @lgvMBU- 2021.04.04
마음치료하고 연애해보는건 어떨까 당장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앞으로 장기적인 삶을 생각해 봤을때 마음의 치료는 필요해 보여~
#3 W0EIFYue 2021.04.04
>>2 중학교때 상담치료 받을때보단 훨씬 많이 나아졌어. 상처도 잘 받는 소심한 편이었는데 지금은 남들이 비방하면 걍 무시하는 수준(사실 내가 주말에 일을 하는데 이 일이 강철멘탈 아니면 못해ㅋㅋ) 정도. 남들은 나한테 저런 과거가 있는지 상상도 못할거야. 학교 수업에서도 조별과제, 토론, 발표 즐기는 타입이거든. 근데 유독 연애는 그 트라우마가 안잊혀져.... 그 누나는 이 얘기 듣고 괜찮다고 내 잘못이 아니라고 몇번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자기가 봤을때 나는 좋은 사람이라고도 말해줬는데 그럴수록 그 누나가 더 끌리면서도 아직까지 트라우마를 벗어나지 못하겠어. 점점 졸업반의 현실이 압박으로 오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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