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소설 쓰는 타래

2021.07.21 22:45:22 2021.07.24 24
#1 @7CpWU_y
다른 게시판을 주로 썼는데 용량상 문제로 하나로 분리 1. 혼자서 막 쓰는 소설 2. 주제는 자유 3. 좀 이상함
#2 @7CpWU_y 2021.07.21
적분당할때 멋대로 생기는 적분상수를 생각해본다. F(x)=f(x)+c라는 부정적분을 생각해본다. 문득 알 수 없는 미시세계에서도 방정식과 좌표평면의 세계에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날 거라고 나는 어느새 믿고 있었다. "엄마 나는 어떻게 태어난 거에요?" "응, 그건 엄마랑 아빠가 서로 적분을 해서 태어난거란다."
#3 @7CpWU_y 2021.07.21
"적분을 하면 무언가가 더 생기는거에요?" "적분을 하면 차수가 높아지는 대신에 상수라는게 하나 더 생기는거란다." "그런건 도대체 왜 생기는거에요?" 어린 적분상수는 자기가 태어난 이유를 도저히 알 수 없을 것이다. 자연의 이치라는 것은 문득 수학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적분상수가 생기고 없어지는 것과 미분과 적분을 반복하는 것도 그랬을 것이다. "언젠가 네가 차곡차곡 쌓여 넓이가 되고 그 중에서 일차항이 되었을때 그 느낌을 알게 될 거란다."
#4 @7CpWU_y 2021.07.21
어린 적분상수는 세월이 지나 X축이 지나간 만큼 Y축의 함숫값이 증가하여 곧 그 값이 커지게 되었다. 하지만 어느 학생은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함수를 문득 건드려보기로 했다. "이게... 무슨 일이지?" 평화로웠던 적분상수의 세계도 어딘가 변하게 된 것이었다. 자신의 위치가 일어나보니 어느 남쪽에, 혹은 어느 북쪽이라던지 자기도 알 수 없는 곳에 있게 되었다.
#5 @7CpWU_y 2021.07.21
"아... 이 문제는 좀 어려우니까 다른거 풀어야겠다. 넘어가고~" 어느 순간부터 동적인 것은 멈추고 평화가 찾아온듯 했다. 그래, 아무렇지 않게 이렇게만 있는게 자연의 질서에는 위배되겠지만 그래도 이런 위배도 사실 세상의 이치가 아니겠느냐. 적분상수는 홀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 생각해보니까 G(x)가 구해지네? 일단 식 정리나 하고 다른걸 먼저 풀어봐야겠네?" 드르륵, 쿵. 평화로웠던 F(x)에 -G(x)가 더해져 마을에는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다.
#6 @7CpWU_y 2021.07.21
"각자 동류항끼리 찾아갑시다! 허 참, 이게 무슨 일이람? 그렇게 따로 관찰하는게 힘들어서 차의함수로 엮어야 했나 나 원." 여러 차수들이 불만을 내뿜게 되었고 적분상수 역시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계수가 상수밖에 존재하지 않던 어느 마을에 이국적인 아이가 온 것이다. "저것은 마귀의 자식이로다!" "네가 우리 마을에 변화를 일으킬 마녀로구나!" 일차항의 계수 중 홀로 더해지지 않아 외로워하던 그 아이를 적분상수는 보았다. 적분상수는 애써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그 아이를 보았다. "네 이름이 무어니?" "질문, 곤란."
#7 @7CpWU_y 2021.07.21
마음을 열지 않는 아이에 대해 적분상수는 무언가 동질감을 느꼈다. 왜냐하면 자기는 언젠가 미분하면 사라지게 될 상수항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부모님께 자기는 왜 상수항이냐고, 극한으로 가더라도 결국 미분하면 사라지는데도 불구하고 왜 자기가 태어났냐고 원망을 한 자신과 겹쳐서 그 아이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적분상수라고 해. 네 이름이 뭐니?" 어떠한 상수를 더하더라도 결국엔 하나의 값으로 나타내어지는 C라는 존재를 이 아이는 알았던 것일까, 애써 이름을 말하였다. "나는 미지수라고 해."
#8 @7CpWU_y 2021.07.21
더복서 재밌네ㅋㅋ 적분상수와 미지수는 어느새인가 친하게 지내게 되었다. 비록 차수가 달라 적분상수는 상수항이었고 미지수는 일차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위한 약속을 하게 되었다. 나중에 커서 무엇이 될 것인지,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하지만 그런 시간도 오래 가지 않게 된 것이었을까. "35번도 풀었구연 Easy~~~~ 32번 다시 풀러 갑니다~"
#9 @7CpWU_y 2021.07.21
"아..." 사라져가는 함수의 궤적선을 본다. 사라져가는 것에 대해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그것은 곧 다른 상수항들도 겪었을 일인데 도대체 자신에게만 그걸 관대하게 말해서 무얼 하겠나. 눈물먹은 별 조차도 조문오지 않는 밤동안 적분상수는 사라져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누워 하늘을 보았다. 함수의 궤적이 다시 그려지는 도함수만이 미래를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 그거는 사실 별것이 아니다. 모든 자연계가 그러하듯 순환하는 것이다. 적분상수도 미분당하면 사라지는 것은 당연한 자연계의 이치라고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제는 별들이 지고 아무런 것도 보이지 않는 밤, 오직 이차함수로 그려지는 궤적만이 그려지는 그 날은 열대야가 피어오르는 밤이었다. 그래, 아주 더운 열대야가 오로라조차도 믕그스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여름이었다. 그래, 여름이었다. 여름이었다.
#10 tWYe2UqJ 2021.07.22
"꾸익꾸익꾸이이이익." 어딘가에서 돼지의 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어딘가에서 들려온 돼지 소리였을까, 알 수가 없다. 요즘들어 잘 챙겨먹지도 못하고 이온음료로 연명하던 내 탓이었을까. "꼭끼오꼭꿔꾸꼬꿔꼬꾸꼬꼬대애애액!!" 그렇다면 어딘가의 귀 뒷편으로는 닭 울음소리가 들려오는듯 했다. 천사와 악마가 속삭이는 것일까, 아니면 내 머리가 눈물짓는 것이었을까. 아마도 그건 누구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
#11 tWYe2UqJ 2021.07.22
"손님 제발 저를 먹어주세요! 제 살결을 먹어주세요!" 그러나 그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울부짖고 있잖아, 강원도 삼척시의 어딘가에서 동해바다를 향해 달리던 그 다리를 나는 어느새 느끼고 있었다. "우리 피그미(생후 1년 7개월, 한돈)가 나를 향해 울부짖는구나. 너니? 너가 지금 네 등뼈와 목살을 먹어달라고 하는거니?" 그러한 반응에 응답한 것이었을까, 돼지가 대답했다. "먹어주세요! 강원도의 넓은 목초지를 뛰어다니면서 생긴 근육과 마블링이 적절한 조화로 이루어진 제 야들한 살결을 먹어주세요!"
#12 tWYe2UqJ 2021.07.22
"네 정성을 알겠구나. 그렇다면 오늘 내 감자탕으로 오랫동안 굶주렸던 배를 채우마." 그러나 어느 한 쪽에서 원망스러운 시선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 너였구나. 어느 전라도의 논밭을 뛰어다니면서 벌레를 먹고 자라 신선한 달걀을 낳으면서 자란 너는 하림닭이 되어 소비자들의 밥상에 오르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손님! 저를 먹어주세요! 하얗고 뽀얗게 약간 핑크빛이 보이는 제 살결을 그 치아로 맛있게 먹어주세요!"
#13 tWYe2UqJ 2021.07.22
닭의 살결을 입으로 물어뜯는 상상을 한다. 입으로 물자 보이는 것은 하얗고 약간 핑크빛이 보이는 무언가의 살결, 그것을 무엇이라고 표현해야 했을까. 언뜻 보이는 살 사이의 주름에 보이는 지방과 근육의 적절한 마블링을 어떻게 해야 했을까, 그걸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없노라고 다짐했을 것이다. "네 정성을 알겠구나. 그렇다면 오늘은 닭볶음탕으로 해야겠구나."
#14 tWYe2UqJ 2021.07.22
그러자 지나가는 어느 노인(76세, 경로당 에이스 이필득씨)이 말을 걸었다. "왜 청년은 애써 배고픔에 굶주려 지식을 잊었느뇨?"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어르신?" "청년은 고개를 들어 잠에서 깨도록 하라. 사람의 굶주림은 육체가 아닌 정신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자 나는 곧 깨닫게 되었다. 얼마 남지 않은 시험에 대해서 내가 돈을 써야 할 것은 육체의 굶주림이 아니라 지식의 굶주림이었다고. "미안해 피그미, 그리고 꼬꼬댁아.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 애써 저 돼지와 닭도 나를 보내기 싫었지만 이해했던 것이었을까. 아무런 말 없이 보내준다. 그렇게 나는 깔끔하고 정갈한 식사보다도 더 귀중한 5만원을 통해 교재 두 권을 구입하게 되었다. 교재를 구매한 순간 창 밖에서는 태양이 보인다. 태양이 보이고 돼지하고 닭이 뛰어노는 어느 날의 여름과 함께 사라질지도 모르는 Summer time. 아지랑이가 사라진다. 아스팔트의 허상이 사라져간다. 동네 노숙자가 술 취해서 드러눕는 33도의 어느 화창한 것. 그래, 여름이었다. 여름이었다. 오늘도 감자 한 알로 떼워야겠다.
#15 rCJKHFoQ 2021.07.22
발칙한 상상력이군 ㅎㅎㅎ
#16 tWYe2UqJ 2021.07.22
오늘의 저녁: 감자 한 알 토핑: 소금 맛: ☆☆♡ 1. 강원도의 햇살이 담긴 맛있는 감자로 강원도 삼척시 출생 감자밭에서 일하고 있는 김정숙 부부의 맛이 떠오른다. 2. 감자의 누런 부분과 하얀 부분에서 하얀 부분의 부드럽고 민감하고 뜨거운 부분을 한 입 베어물면 부드럽게 씹힌다. 3. 내일은 제대로 식사 챙겨야겠드...
#17 0L-8qsFg 2021.07.23
아이스크림을 베어물고 싶다. 새하얀 아이스크림 그러나 바닐라 빛을 받아 약간의 노란색을 띄는 그 새 하얀 아이스크림에 이빨 자국을 남기고 싶다. 아무것도 모르는 강원도 목초지의 젖소에서 따온 파스퇴르우유로 만들어진 아이스크림 전문점의 바닐라맛 아이스크림을 베어물고 싶다.
#18 0L-8qsFg 2021.07.23
새하얀 아이스크림을 먹는다는 것은 새하얀 눈이 포근포근 쌓인 것을 먼저 밟는다는 것과 같을지도 모른다. "먹고 싶지? 나 먹고 싶지? 바닐라와 우유의 고소하고 달콤한 맛을 느끼고 싶지?" 에어컨 17도로 틀어진 어느 아이스크림 전문점의 아이스크림 통에 담긴 바닐라맛 아이스크림이 나를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꺼져! 꺼지라 고!' 옛날부터 아이스크림은 피하라고 그렇게 배웠다. 왜냐하면 먹으면 빠져들 수 밖에 없다고 하기 때문이었을지 무엇이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어쨌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너는 퇴폐적이다. 아주 새하얗다. 아주 부드럽다. 저 새 하얀 것에 이빨을 남기고 싶다.
#19 0L-8qsFg 2021.07.23
뉴욕치즈케이크를 본다. 마치 나에게 울부짖는 듯 하다. 아이스크림 통에서 나를 꺼내달라고, 원래 있을 장소에 들어가서 나를 행복하게 해 달라고 울부짖는 저것은 무엇인게냐. "나를 먹어주세요! 치즈가 풍미를 더해서 고소하지만 시큼한 저를 제발 당신의 위장으로 들어가게 해주세요!" "하지만 난 너의 처음이 되고 싶지 않아. 더 좋은 사람 만나서 그 사람하고 있어야 하지 않겠니?" "그런건 상관 없어요! 저를 맛있게 먹어주세요!"
#20 0L-8qsFg 2021.07.23
알 수 없는 어느 금발머리였을 그런 느낌의 누군가가 나를 불렀던 것이었는지는 몰라도 어느새 나의 손에는 그런 아이스크림이 있었다. 한 입 물려고 한다. 막 만들어져서 처음 먹어보는 나와 처음 만들어진 그것을 먹어보려고 한다. 햇빛에 번들거리는 핑크💗색의 아이스크림 스푼에 담긴 노랗게 하얀 아이스크림의 잔존물을 본다. 오늘의 온도는 28도였을까. 아이스크림이 비명을 지르며 사라져간다. 나를 먹어! 너의 그 이빨을 자국을 남겨줘! 나를 맛봐!
#21 0L-8qsFg 2021.07.23
한 입 베어문다. 나라는 괴물, 막을 수 없다. 난 단지 아이스크림 하나를 먹기 위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좋았다. "오히려 좋아." 뉴욕치즈케이크, 마치 뉴욕의 108층의 어느 고층빌딩에서 유창한 영어를 통해서 어느 중요한 거래처의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전화를 걸고 있는 나의 모습. 오늘도 간식에서 느낄 수 있는 한 끼니의 정갈하고 고급진 식사를 맛 볼 수 있어서 오늘도 나는 Cry Cry. 창문 바깥에서 사람들이 영어를 쓰며 대화를 한다. 홍대에서 힙합을 하고 있는 중산층 집안의 김중현(21세, 군필)씨라던지 영어 단어를 외우고 있는 의과 대학 지망생의 정시파이터 이진성(19세)씨라던지. 이 모든게 오늘도 태양이 모든걸 파괴하는 어느 7월 말의 날. 여름이었다.
#22 0L-8qsFg 2021.07.23
오늘의 아침/점심: 아이스크림 맛: ☆☆ 토핑: 소금 1. 배고프기는 마찬가지인데 그냥 당분으로 하루를 떼우면 어떨까 싶어서 먹은 것 2. 달달한건 역시 별로다. 맛있는데 맛이 없다... 3. 그렇다고 매운 것도 별로고 어쨌든 나도 참 특이하다. 이온음료로 하루를 떼우러...
#23 WHSoZ69I 2021.07.24
"여름이었다."
#24 WHSoZ69I 2021.07.24
"여름이었다." 그러자 옆에서 말했다. "여름은 없어 바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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